-*현명한 아버지의 유언
고려 말, 한 고을에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와 함께 살던 남매가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마저 병으로 "집안 재산은 모두 큰 아이에게 주고, 작은아이에게는 옷 한 벌과 갓, 신발 한 켤레, 종이 한 장을 주도록 해라" 하는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누나는 아버지의 유언대로 재산을 모두 물려받았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어린 남동생이 나이가 들자, 왜 아버지는 누나에게만 재산을 물려주고 자신에게는 아무런 몫도 남겨주지 않았는지 불만을 품게 되었다.
그는 누나에게 자신에게 재산을 나눠 줄 것을 요구했지만 누나는 아버지의 유언이니 어쩔 수 없다고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남동생은 관아에 소장을 내어 자신의 몫에 해당하는 재산을 찾으려고 했다.
안찰사는 이 사건을 두고 여러 날을 고민했지만 답이 나오지 않아 남매를 불러 놓고 물었다. "너희 아버지가 죽을 때 너희는 몇 살이었느냐?" "그 때 저는 스무 살로 이미 시집을 갔었고 제 동생은 겨우 여덟 살이었습니다." 그제야 안찰사는 남매의 아버지가 한 유언의 뜻을 알아내고는 누나에게 조용히 물었다. "그때 네 동생이 의지할 사람이 누나말고 어디 또 있었겠느냐? 만약 재산을 똑같이 나누어주었으면 네가 동생을 온전히 키우지 않았을 테지. 그렇지 않느냐?" 안찰사의 물음에 누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그렇다고 대답했다.
"네 아버지가 너에게는 재산을 다 주고 동생에게는 옷과 갓, 신발, 종이만을 준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네 동생이 장성하면 이 종이에 소장을 쓰고 옷을 입고 갓을 쓰고 신발을 신고 관아에 가서 고소하면 공정하게 판결해 줄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너희 아버지는 생각하였던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남매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버지의 깊은 뜻을 깨닫고 눈물을 흘렸다.
물론 재산은 아버지의 뜻을 따라 남매가 사이좋게 절반씩 나누어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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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정 박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