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흔적이 남아있는 월미산을 찾아서

  요즘 북한의 연평도 만행으로 마음이 어수선 하여 미 해군 제2함대 사령부가 주둔한 기념비가 있고 첨보부대 위령탑이 있는 월미산을 찾았다.

 나목으로 앙상하게 벗은 월미산 숲속에는 생명이 꿈틀거리고 있다.

 오늘따라 날씨가 건조하여 낙엽이 바스락거리며 밟히는 소리가 요란하다.

  겨울 숲의 나무들은 쏟아지는 햇살아래 속속들이 깊은 맨살을 드러내 놓고  고독한 수행자를 깊은 내면으로 이끌게 한다.

영국의 학자들이 숲의 생태를 조사하다가 땅 밑에 나무들의 뿌리가 거대한 그물망을 이루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큰 나무들에 가려져서 햇빛을 보기 어려운 어린 나무도 그 네트워크에 뿌리를 접속하면 많은 정보와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것을 그들은 우드넷이라고 불렀답니다.

 사람 사이에도 이러한 숨겨진 네트워크가 있어 외로움과 고독을 이겨낼 수 있겠지요.

과거나 미래에 한눈을 팔면 현재의 삶이 소멸해 버리는 것이다.

말하자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고 항상 현재뿐인 것이다.

 오늘도 월미도 해변에는 쉼 없이 파도가 포말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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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정 박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