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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은 올해도 곱겠지
ㆍ글쓴이 : 해정 ㆍdate : 09-04-07 00:03  ㆍview : 4169

-*연등은 올해도 곱겠지

 

요즘 사찰마다 불사(佛事)가 한창이다.

번뇌와 무지로 가득한 세상을 부처의 지혜로 밝히려 사람들은 등을 단다. 연등은 올해도 곱겟지요.

 그 빛으로 세상은 맑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사찰에 가면 등에도 등급이 있다. 돈을 많이 내야 크고 화려하다.

부처가 세상에 계신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없다. 부처가 변할 일은 없을 터이니 여전히 정성을 다한, 간절한 기도가 서린 등불을 보고 미소를 지을 것이다.

가난하고 천한 여인이 있었다.

여인은 사월 초파일 석가 탄생일인데도 등을 달 것이 없어 슬펐다. 온 종일 굶으며 구걸을 하여 몇 푼을 얻었다. 한 푼어치의 기름을 사고 정성을 다해 등을 만들었다. 지나가는 길목에 작은 등불 하나를 밝혀 놓았다. 밤이 깊어가고 세찬 바람이 불었다. 왕과 귀족들이 밝힌 크고 화려한 등은 하나 둘 꺼졌다. 이윽고 여인의 등불만 남아 홀로 타올랐다. 끄려 하자 등불은 더 밝게 타오르며 세상을 비췄다.

 

빈자일등(貧者一燈). 부자들의 만 등보다 빈자의 한 등이 더 세상을 향기롭게 했다.

 

사찰은 고통과 구원 깨달음의 경계에 있다. 그런데 요즘 사찰은 그 경계를 허물고 자꾸 인간 쪽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느낌이다. 자신의 복만을 비는 속인들의 어리석음을 꾸짖지 않고 탐욕의 크기만큼 부풀어 오르고 있다. 넘치면 스스로 절제하고 모자라면 넉넉해지는 사찰의 본 모습이 아쉽기만 하다. 부처님 오신 날이다. 이런 걱정들을 가난한 여인이 밝혔던 ‘착한 등불’이 태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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